매일 아침, 같은 자리
아침 10시, 공장장과 아홉 팀장이 한 테이블에 모인다.어제의 주요 사항, 오늘의 현안, 결정해야 할 것들. 회의는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누구도 그 반복을 좋아하진 않지만, 불만을 꺼내거나 개선을 제안하는 이도 없다.회의실의 공기는 늘 같은 온도로 굳어 있다. 공장장이 요구하면, 그 무게는 팀장에게 떨어진다. 모든 업무를 챙기고 확인하고 마무리하는 게 내 몫이다.팀원들에게 전달하지만, 말은 전해져도 뉘앙스는 반쯤 사라진다.공장장의 요구사항이 100% 닿는 일은, 어쩌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숙제인지도 모른다. 이상한 건, 회의가 끝나면 하루를 다한 듯한 착각이 든다는 것이다.가장 중요한 일은 이미 치렀고, 남은 시간은 부속품처럼 흘러간다.그러고 보면 어느새 내 업무의 중심이 회의로 옮겨와 있었다. 그리고 다..
2026. 7. 28.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현장에 발을 디디는 순간, 공기가 달라진다. 정적이 아니라, 움직임이 일시에 멈추는 느낌. 작업하던 손이 잠깐 멈추고,허리가 반듯해지고, 눈길이 슬쩍 나를 스치고 돌아선다.나는 인사를 건네지만, 그 인사에는 어딘가 경계의 온도가 섞여 있다. 나쁜 의도가 아니라, '팀장이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이다. 나는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어디가 불편한지, 어떤 설비가 작업을 힘들게 하는지,일상의 작은 불합리를 직접 보고 고치고 싶었다. 그래서 자주 내려갔다. 가까이 있어야 들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자주 나타날수록 거리는 좁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넓어졌다.눈길이 마주치면 먼저 피하고, 말을 건네면 정답만 돌아왔다. 가까워지려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역설, 그게 팀장이라..
2026.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