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장에 발을 디디는 순간, 공기가 달라진다. 정적이 아니라, 움직임이 일시에 멈추는 느낌. 작업하던 손이 잠깐 멈추고,
허리가 반듯해지고, 눈길이 슬쩍 나를 스치고 돌아선다.
나는 인사를 건네지만, 그 인사에는 어딘가 경계의 온도가 섞여 있다. 나쁜 의도가 아니라, '팀장이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이다.
나는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어디가 불편한지, 어떤 설비가 작업을 힘들게 하는지,
일상의 작은 불합리를 직접 보고 고치고 싶었다. 그래서 자주 내려갔다. 가까이 있어야 들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내가 자주 나타날수록 거리는 좁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넓어졌다.
눈길이 마주치면 먼저 피하고, 말을 건네면 정답만 돌아왔다.
가까워지려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역설, 그게 팀장이라는 자리가 현장에 갖는 묘한 무게다.
나는 생각한다. 거리를 좁히는 일은, 어쩌면 거리를 두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른다고.
'▒ 무작정 써 보자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매일 아침, 같은 자리 (0) | 2026.07.28 |
|---|---|
| 회식 메뉴, 그리고 통과의례 (0) | 2026.07.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