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 10시, 공장장과 아홉 팀장이 한 테이블에 모인다.
어제의 주요 사항, 오늘의 현안, 결정해야 할 것들. 회의는 하루도 거르지 않는다.
누구도 그 반복을 좋아하진 않지만, 불만을 꺼내거나 개선을 제안하는 이도 없다.
회의실의 공기는 늘 같은 온도로 굳어 있다.
공장장이 요구하면, 그 무게는 팀장에게 떨어진다. 모든 업무를 챙기고 확인하고 마무리하는 게 내 몫이다.
팀원들에게 전달하지만, 말은 전해져도 뉘앙스는 반쯤 사라진다.
공장장의 요구사항이 100% 닿는 일은, 어쩌면 처음부터 불가능한 숙제인지도 모른다.
이상한 건, 회의가 끝나면 하루를 다한 듯한 착각이 든다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이미 치렀고, 남은 시간은 부속품처럼 흘러간다.
그러고 보면 어느새 내 업무의 중심이 회의로 옮겨와 있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또 같은 자리. 어젯밤에는 오늘 뭘 브리핑할지 발표거리를 찾아 헤맸다.
하루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내용을 고민하는 밤이 길어지고 있다.
회의는 하루의 시작이라고들 하지만, 어쩌면 전날 밤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매일 아침 같은 자리에 앉지만, 그 자리에 도착하기까지의 거리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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